새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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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7-10 14:04 조회5,2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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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학(金熙鶴) 씨에게
매사에 조급이 있을까 염려됨이 많습니다. 주가 손을 드시사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인위(人爲)의 열심이 앞서 일하게 되면 실패를 가져오기 쉽습니다. 충분히 기도하시고 지시대로만 하시기 바랍니다.
아ㅡ 나의 이름이 새 교회 관리자로 들림의 아픔이여! 나를 찌르는 가시로다. 나는 땅 위에 이름을 남기기 원치 않았더니, 이 어인 모순인고! 이것도 또한 주가 주시는 가시관이었던가! 주는 나에게 평안과 기쁨도 많이 주시고 또 아픔과 괴로움도 많이 주시도다. 주 주시는 것이면 음부와 사망의 고통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는, 이것은 한 포로(捕虜)인 것인가! 그리하여 포교소(布敎所) 관리자의 가시관도 결국 받아쓰고 마는가! 오ㅡ 주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과 이 관을 나에게서 떠나게 해주시옵소서. 오ㅡ 그러나 주여, 내 뜻대로 마옵시고 주님의 성의대로만 하시옵소서! 아멘. 아멘.
담임자를 주께서 보내실 줄 압니다. 급하나 보내실 때까지 기다리시기를 바랍니다. 간도에서 이미 쫓겨나온 전도사도 한 분 지금 청진서 성의를 기다리고 있고 또 성결교회에서 밀려나온 전도사도 역시 청진에서 지시만 기다리는 자이고 또 호O 목사도 머지않아 축출을 당할 모양이니 저희들을 기르신 주님이 장차 누구를 어디로든지 보내실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주의 뜻 안에서 다 이루어질 줄 압니다.
3월
오늘 편지는 3월 20일과 4월 2일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월 2일이면 수신자 김희학은 안주(장로)교회에서 출교될 것이다. 이후 알려진 역사를 찾아보면, 4월 30일 김희학은 내쫓긴 성도들과 함께 안주읍 칠성리에 예배당을 세운다.
편지는 김희학이 이용도에게 안주에 예배당을 세울 계획을 설명하고, 그곳을 관리해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에 대한 답장으로 보인다. 이용도의 심경은 복잡하다. 수백의 무리들이 수십의 처소에서 쫓겨나는 소식을 들을 때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교회에서 그들을 몰아낸다 하여 그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거나, 노회의 정죄처럼 그들이 그리스도를 제대로 믿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조직에서 쫓녀났다고 그들이 성도가 아니란 말인가? 일방적인 정죄를 받았다 하여 예수를 떠나란 말인가?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서 계속 예수를 신앙하고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이들이 '분파적'인가? 쫓아내놓고 '분파적'이라하는 법이 옳은가? 그럼 어느 쪽이 진정 분파적인가?
교파를 초월한 축출! 주류 교권과 이용도가 양끝에서 대치하는 그림 같다. 하지만 이용도는 개인이요 어떤 살상무기도 쥐고 있지 않지만 교권은 다수이고 비방 및 이단 정죄의 생화학무기를 들고 있다. 교권은 이용도만 아니라 이용도 색깔이 많이 묻은 제 교인들에게까지 발포했다. 그래서 이용도도 자기를 다르는 무리들에게 싸울 무기를 들라고 했음은 앞서 보았다. "사랑과 겸비와 인내"의 무기 말이다.
자기가 신뢰하는 인물을 버리지 않음으로 교권으로부터 메어침을 당하던 그때 그 성도들은 신실한 신앙자들이었다. 주변상황이 바뀌었다고 하여 자기신념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사참배에 굴복한 교단들보다 더 신실한 개인들이다. 각기 다른 핍박이었지만, 이들은 시간에 따라 결단을 내렸고 그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공회와 총회는 이후 불신앙에 따라 굴복하여 그 대가를 치렀다. 누가 더 위대한가? 하나님 나라에서 누가 더 큰가?
이 땅에서 지극히 큰 교단이라도 하나님 나라에서는 지극히 작은 성도 하나보다도 더 작다.
"주님, 변덕스런 세상은 숫자와 크기를 봅니다. 영원하시고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동일하신 하나님은 믿음의 중심을 보십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듯, 교세확장을 사랑함이 일만 불신앙의 출발이 됩니다. 우리가 올바른 마음과 참회의 정신과 겸손한 섬김과 굳건한 믿음으로 주 위해 고난을 받으면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는 것인데, 한국인은 너무 똑똑해서 탈이니 그 인간적 똑똑함(계산)이란 하나님께는 미련함(오답)이었습니다. 세상과 사람에게 잘나게 보여 하늘과 주님께 못나게 보이지 말고 세상과 사람에게 똑똑하여 하늘과 주님께 미련퉁이 되지 말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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