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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묵상집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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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7-09 14:05 조회5,3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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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3년 3월, 이용도는 다시 한 번 노회 차원의 타격을 받는다. 누구냐? 이번에는 누가 가서 찌를 테냐? 놀랍게도, 지난 10월 3일에서 11일까지 "성화 강림" 하여서 큰 은혜를 받았던 안주 동 · 서교회가 속한 안주노회였다.


   안주노회의 매장 논의가 가결 확정하고 폐회의 기도가 끝나자 오OO 군이 두 손을 들고 강대상으로 뛰어 올라가며,

   "화가 있을진저 안주 노회원들아, 그 화를 어찌 받으려고 너희가 하나님의 사자를 타살매장(打殺埋葬)하느냐"고 외치었다.

   이에 오 군은 곧 처벌의 선언을 받았고 오 군의 처벌이 있는 날 밤 우리 몇 동지는 내 집에 모여 울며 밤을 새웠다. 이때부터 내 집을 중심으로 동지들의 모임이 있었고 모이는 우리는 결정적으로 교회와 간격이 생겼다. 그러나 절대로 누구 흉을 보거나 욕을 하는 일은 없고 그저 밤마다 모여 2, 3시까지 혹은 아침 해가 떠오를 때까지 기도하고 찬송하고 울며 통곡하다가 어떤 때는 기뻐서 몇 시간씩 춤을 추며 기도하였다.

   이때에 나의 조모님이 중한 병으로 누워 계셨으나 아랫간에 누우신 조모님의 병환에는 아무 관심도 가지지 못하고 광희(狂喜), 광분(狂憤), 광읍(狂泣), 광무(狂舞)에 밤과 낮을 지내었다. 조모님은 드디어 별세하셨다., 그러나 조모상(喪)이란 관념도 이승 그저 찬송 그저 춤을 출 뿐이었다. 조모님 장례가 내일인데도 그 밤을 붙들고 돌아가며 춤추면서 "의지히세 의지하세 곧 의지하세 구하겠네 구하겠네 곧 구하시네"를 부르며 그 밤을 꼬박 밝혔다.

   나는 한 편의 성명서 ㅡ 오관백 지지, 이용도 목사 숭배, 노회결의부인 등의 성명서를 썼다. 만일 이 글에 이의가 있거든 오 군과 함께 나도 처벌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없이 알려진 이 성명성에 달려와 도장을 찍은 이가 20여 명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 글을 노회에 제출하였다.

   상회불복(上會不服), 작당망동(作黨妄動)이라는 죄명 아래 우리를 심판하려는 도당회가 모였다. 서명자를 한 명씩 불러들인다. 가장 약해 보이는 사람부터 불러들여 마음을 돌리고 서명을 취소하면 이제라도 용서할 것이나 만일 그냥 고집하면 책벌한다고 위협하였다. 다른 사람을 다불러 심문한 후 나는 맨 나중에 불려갔다. 심문장에 들어가니 10여 명의 목사, 장로들이 죽 들어 앉아있다. 나는 척 들어서며 말없이 땅에 엎드려 기도를 올렸다.

   "제사장과 바리새 교인이 성경은 혼자 안다고 하면서 주님을 못 받았고 저 혼자 주를 잘 믿노라고 하면서 메시아를 못 박아 죽이더니, 오늘의 안주 교회는 목사, 장로가 둘러앉아 주의 종을 매장하고 그의 동지를 치고 멸시합니다. 오 주여, 이 불쌍한 무리들을 주께서 긍휼히 보시고 그의 마음에 어서 속히 깨달음과 뉘우침이 있게 해 주옵소서."

   내가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리는데 머리를 숙이기는커녕 지껄이면서 저의 볼장만 보고 있던 그들은 내가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자 곧 나를 심문한다. OO 목사가 먼저 나를 심문한다. 이에 나는 곧 말하였다.

   "목사님도 이러십니까? 다른 사람은 다 그런다고 해도, 목사님이야 그래도 이러실 수가 있을 것입니까? 이때까지 우리와 뜻을 같이하고 우리와 보조를 같이하시던 목사님께서 이럴 수가 있어요?"

   가장 친하던 O 장로가 또 나를 책망한다. 이분에게는 나는 입을 열지도 않았다.

   집에 돌아오니 동지들이 모여서 구석구석 엎드려 기도를 드리고 있다. 흐느껴 우는 자, 머리를 쥐어뜯는 자 등 그때의 모임은 참으로 피눈물을 자아내는 것이었다. 그날 밤도 우리는 울며 기도하고 찬미하며 춤추었다. 이때에는 두 사람이 오거나 세 사람이 모이거나 공론 잡담은 절대로 없고 결사적 각오와 비창한 긴장감에 오직 애끓는 기도와 간절한 찬송만이 있었다.


의지하세 의지하세 주 의지하세

구하시네 구하시네 곧 구하시네


   우리에게도 벌이 내렸다. 20여 명은 책벌을 받고 교회에서 추방을 당하였다. 이유는 상회 불복, 작당망동 등.


   때는 1933년 2월 중순. 이렇게 된 후 우리는 더욱더욱 굳게 결속되어 이 집 저 집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이렇게 지내고 있는 동안 평양에서 몰리어난 동지들에 의해서 새로 교회가 세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우리도 평양의 교회와 연락을 취하게 되었다.

   이때를 회고하면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어깨춤이 으쓱으쓱 나온다. 나는 그때에 길로 다니면서도 꽤 큰소리로 찬송을 불렀다. 사무를 보면서도 기도를 중얼중얼하며 지냈다. 그래서 세상은 우리가 미쳤다고 했고 OO이가 미쳐서 사업을 뒤집어 박았다는 소문도 굉장히 떠돌았다고 한다.

   어쨌든 그때를 회고할 때마다 그것이 천당이라는 느낌이 크다. 이런 세계와 재미를 못보고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은 불행이요, 불쌍한 신자라고 나는 단언하고 싶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번에는 안주노회다. 변종호가 모은 증인의 고백에 의하면 최소 한 목사와 장로가 이용도의 무리들과 뜻을 같이하다가 노회가 압박을 가하자 교권 쪽으로 전향했다.

   시간 순으로 편지를 살펴보면, 먼저 안주노회의 이용도 "매장 논의"가 있었고, 이 모임이 끝나자 오OO씨가 강대상으로 뛰어들어 노회원들을 질책하였다. 이에 처벌의 선언을 받는다. 다음으로, 이 고백자는 노회결의를 거절하는 성명서를 쓰는데, 이때 앞선 "오OO"씨의 이름이 "오관백"임이 밝혀진다. 다른 20여 사람들도 성명서에 도장을 찍어 그것을 노회에 제출하였다. 그러자 '권위에 순복하지 않음'과 '당을 지어 망령되어 행동함'이란 죄명 아래 "우리를 심판하려는 도당회"가 모였다. 변종호가 수집한 이 사건은 안주 한구석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1933년 4월 10일자 <동아일보> 기사다.


   안주 기독교에서는 장회파와 쇄신파가 서로 대립이되어 그형세는 크게 주목되는바 이제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면 다음과같다. 월여전에 안주기독교에서는 신진목사이용도를 고빙하여 부흥강도회를 개최한 일이 잇엇는대 이것이 도화선이되어 간부측에서는 전기 이용도목사의 성경해식은 예수교 근본정신을 부인함이라 하여 지난 3월 20일 안주지방 노회에서 이용도목사를 이단자라 결의하고 그의 설교를 드른 교인에게도 처벌을 주리라는바 다수의 청년부인교도는 이용도목사의 성경해설을 지지하며 따라 재래 의식, 법규에 대하야 개인의 신앙자유를 크게 부를짖게되며 지난 2일 안주장로회에서는 다음 6명에게 주동자로 인정하고 책벌을 주며 따라서 10여명에게는 징게처분를 하게되여 두파사이에는 해결하기어려운 장벽이 생기게되고 그 형세는 앞으로 더욱 문제될것이다.

   김상진(장로) 김희학, 최병수, 김달순, 김봉순, (이상집사) 오관백, 징계자씨명약


   안주노회는 3월 20일 "이용도목사를 이단자라 결의"했고, "지난 2일" 즉 4월 2일, 이용도와 접촉한 이들에게는 최종적 책벌과 징계처분을 내렸다. 정리하면, 이용도는 2월 중순 안주에서 집회를 가졌고, 안주노회는 3월 20일에 이용도를 노회 차원에서 "이단"으로 가결했다. 이에 오관백 군이 강대상에 뛰어올라 노회의 "타살매장"을 책망하자 노회는 그도 같이 처벌했다. 그러자 이용도를 지지하는 이들이 성명서를 제출했고, 이에 노회는 4월 2일 이들마저도 책벌하였는데, 이는 '교회에서 추방'이었다.

 

 

   기사 그리고 그 너머 

   이용도의 이번 안주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처벌대상이 되었다. 특히 청년들과 부인들이 많았다. 이들은 "재래 의식, 법규에 대하야 개인의 신앙자유를 크게 부를짖"었기에, 기사에서 "쇄신파"로 소개된다.

   안주노회의 "간부측에서는 전기 이용도목사의 성경해식은 예수교 근본정신을 부인함이라" 하였는데, 이것이 이용도 이단 결의의 핵심이었다.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이용도의 이전("전기") 성경 해석이 기독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그럼 이단 결의의 준거틀인, "예수교의 근본정신"이란 무엇일까? 간부측에서는 자기들이 '정통'이요 '근본정신'이었겠지만, 그렇다면 왜 상식이 없지 않고 신앙을 극히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한다'는 고발을 받은 이용도를 너도나도 따랐던 걸까? "마음을 돌리고 서명을 취소하면 이제라도 용서할 것이나 만일 그냥 고집하면 책벌한다"는 회유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고난의 길을 자발적으로 택한 걸까? 그이들이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그렇게 예수님을 신앙하면서도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하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따르는 것이 가능한가? 오히려, 지극히 소중한 신앙이기에 그들은 올바른 길을 택하고자 위협과 출교에도 불구하고 이용도를 택한 것이다.

   이용도가 작년 10월 평양에서 들은 것에 의하면, 평양노회는 이용도에 대해 평하기를 "이용도는 예수를 중심으로 하고 설교함에 진리는 있다. 고로 진리를 먹으려면 그를 청해야겠다"고 했다. 평양노회는 이용도를 '예수중심의 설교'라 했는데 안주노회는 이용도를 '예수교 근본정신의 부인'이라 하면, 대체 평양노회와 안주노회 중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가? 두 노회 중 하나는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하고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1933년 2월 안주 집회가 끝난 뒤 거의 한 달만에 소집 되어 집회 인도자에게 심문은커녕 한마디 통보도 없이 그를 "이단"으로 결의한 안주노회의 주요 근거인 "전기 이용도 목사의 성경해식은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함"은 외부적으로 드러난 것일 뿐, 속에는 다른 이유가 작용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더 있다.

   4월 2일의 도당회에는 10여 명의 목사와 장로들이 있었는데, 그중 최소 하나의 목사와 하나의 장로는 이전까지 뜻을 같이하다가 이날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이 이용도가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하는 작자였다는 것을 인정해왔다면, 처음부터 이용도를 따를 리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목사나 장로 같은 신앙과 지식의 깊이가 있는 사람이 급작스럽게 딴사람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은, 이들이 회유나 위협에 굴복 혹은 타협한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고, 이는 역으로 이용도는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함과는 상관도 없었다는 사실을 명증해주는 것이다.

   변종호가 수집한 안주노회 관련 증언자의 말을 더 살펴보면, <동아일보>에 나온 안주노회의 그 근거는 실상 표면적으로 제시된 것일 뿐 내적으로는 다른 이유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33년 봄에 목사님이 평양 신양리교회와 회중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안주로 또 한 번 모셔올 생각을 가지고 나는 평양으로 나갔다. 이때까지 안주노회에서는 어떤 금조(禁條)가 없었으므로, 나는 평양에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주의 동서 두 교회가 다 반대하므로, 나는 내 개인의 이름으로 목사님을 모셔왔다. 오시기는 했으나 어느 교회에서도 세우지를 못하게 하므로 수일 동안은 개인 집에 모여서 기도를 드리다가 4일째 되는 날에 청년회에 교섭하여 그곳을 회장(會場)으로 하고 집회 광고를 써 가지고 거리로 나가는데 어떤 이가 활동 주선하여 3일간 등단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3일간의 집회에는 누구나 너무 긴장 감격하여 무슨 설교를 했는지 기억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 후 곧 안주노회가 소집되었고 이용도 매장의 논의가 가결되었다. 안주노회의 이용도 매장 결의의 이유는 아주 우스웠다. '용도 목사 말대로 하면 모든 가정이 결딴나고 세간살이가 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안주노회의 이번 이용도 이단 결의는 앞선 황해노회나 평양노회의 그것처럼 비신앙적 비신학적이고, 실은 목회자의 불철저와 자기보호적 요인이 1차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즉 이용도가 기독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하는 성서해석을 했던 것이 아니라, 문제는 '밥그릇의 옹호', '양떼보다 제 목숨을 챙기는 삯꾼심', '진리보다 생계'에 얽매임으로써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한 안주노회의 교권파들에게 있었던 것이다.

   '이전 이용도의 성경 해석이 예수교 근본정신을 부인하는 이단'이라는 안주노회여, 하나만 더 말하자면, 이전 10월 성령강림의 역사로 커다란 은혜를 받아 연장 집회한 것 기억하는가? 그럼 그대들은 예수교의 근본정신을 부인하는 설교에 그렇게 은혜를 받았던 것이었던가? 설마 그대들도 이단이었던가?

 

   안주읍 집회 성화(聖火) 강림. 시무언 가부론자(可否論者) 대립하여 세력을 쓰던 중에 소자를 세워 주 승리하셨으니 손을 들어 만세, 만세.



"주가 보내신 종을 돌로 치는 무리여, 진리의 사자를 이단의 괴수라 의인을 악인이라 사람 잡는 자들이여, 너희들은 언제까지 주의 일을 훼방하려느냐? 세상에 교회가 있는 동안에는 쭉정이들이 없지 못할 것이나, 쭉정이 되어 알곡을 쫓아내는 사람에게는 화 있을진저. 그는 차라리 나지 않았더면 제게 좋았을 뻔했구나. / 하늘에서 땅으로 오신, 땅에 하늘을 심으신 왕의 왕 그리스도 예수께서도 이 땅에서는 질시와 멸시와 이단의 가시관과 죽음의 쓴 잔을 받으셨나이다. 인간의 죄악으로 인해 그리고 의로우신 하나님의 기이한 사랑으로 인해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해도, 그분을 십자가에 매단 이들은 어찌 불행을 피하겠습니까. 그분을 끝까지 반대하고서 임할 그 진로를 어찌 담당하겠습니까. / 오늘날도 소위 '이단연구가'들이 '이단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아 '이단들 덕분에'먹고 살아가나이다. 즉, 이단이 없으면 그들은 실업자가 되고 마니 먹고살기 위해서도 이단을 발굴도 하고 캐스팅도 해야 하나요? 그들이 교회를 지킨다면서 자기와 조금 다르거나 자기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의인까지 악인으로, 진리까지 이단으로 몰고 가는 우를 반복하지 않게 도우시고, 먼저 그들 자신의 신앙이 올바른지부터 점검하는 상식을 허락하소서. 또한 그들이 정죄와 출교를 위해 힘씀으로 그들 자신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강제출국 당하지 않게 하시고, 대신 회복과 친교를 목표로 겸손히 힘씀으로 하나님의 긍휼을 입게 하소서. / 그러나 거만한 낯짝을 여전히 하며 이단 딱지를 남발하는 자에게는 이단 옆차기 맛 좀 보여주소서. 가라지를 뽑겠다며 나서더니만 알곡까지 싹 뽑아버리는 자의 이빨을 싹 뽑아주소서. 그중에는 ㅡ '전부'는 아니지만 '전혀'도 아닌 ㅡ 가라지가 알곡 행세를 하며 진짜 알곡을 처단하고 가라지로서 알곡의 옷을 입고 높은 곳에 군림하려는 것들의 흉계도 없지 않으니, 주여, 주께서 다 보고 계시다는 사실만을 위로로 삼나이다. 주여, 한번 행차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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