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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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4-13 09:12 조회4,96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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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서 씨에게
대보산을 떠나 내외금강, 북창, 온정리, 고성, 원산, 영흥을 휘돌아 여기까지 왔소이다. 이번 여름 전도여행에는 특히 주의 은총을 많이 입었습니다. 총회(總會) 물결에 형매들이 부딪칠 것을 생각하고 비희교지(悲喜交至)하는 중. 주의 특은(特恩)을 입어 더욱 십자가의 길로 돌진함이 있기를 바라옵니다.
나의 소식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말하소서. 다음은 경성 광희문 교회.
원산 정형(情形)은 저의 작은 지식으로나 부족한 경험으로는 시비를 판정할 수 없고 하여간 이쪽저쪽으로 저는 얻은 바 적지 않았소이다. '선악이 개오사(改悟師)라'. 원래 나는 배울 자요, 가르치며 비판을 내릴 학자나 논객이 못되오매, 그냥 그 중에서 거둘 바만을 거두고 나머지는 나보다 더 지혜로우시고 더 능하신 누님께 맡기었나이다. <중략>
형이여, 붓대에만 주력하지 말고 밀실 영음(靈音)에 귀를 기울이소서. 그래서 영의 감전(感電)이 있는 때 그대로 붓을 날리소서.
구성산을 못 보았으나 대보산 별장을 샀으면 합니다.
9월 2일
충남 당진군 상거리교회
시무언
이용도는 1932년 10월 7일 열릴 평양노회를 생각하며 평양의 동지들을 걱정한다. 앞으로 열릴 노회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임을 짐작한다. 게다가 지난 6월 명촌교회와 장로교 거물 김선두의 신암교회 집회에서 쏟아진 은혜와 평양 장로교인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성원은 평양노회 내 일부 세력들에게는 분노와 불쾌가 되는 것으로, 그들은 충혈된 눈으로 이번 10월 정기 회의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런 순간이 오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아제 이용도를 감싸는 것은, 그를 버리지 않는 것은, 노회로부터 교단으로부터 그 자신도 버림받는다는 것을 의미함이 점점 더 명확해진다. 아직 그 날은 오지 않았다. 주님은 그 시간을 조금 더 늦추셨다. 이용도는 조금 더 활동해야 한다.
원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고, 약간의 말도 있었던 것 같다. 이용도는 '이용도식 취사'로 배울 것만 배우겠다고 한다.
평양에서 모이는 것에 노회가 말이 많자 이용도와 동지들은 가정집에서 모이다가 이제는 별도의 기도 처소를 구하려고 한다. 좇는 자와 쫓기는 자. 무슨 대단한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물고 늘어지느냐? 쫓기는 자의 허물보다 좇는 자의 무애신앙이 더 지독하구나.
"주여, 밀실에서 남을 죽일 꿍꿍이를 꾸미지 않게 하시고, 밀실에서는 주의 구원하시는 영음을 듣게 하소서. 심는 대로 거두리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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