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부를 남에게 주고 죽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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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6-18 23:54 조회5,3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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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수를 믿은 지 7~8년 동안에 이런 광경은 처음으로 보았다. 나는 기뻤다. 용기가 났다. 돈벌이나 장사가 문제가 아니다. 그저 기도, 그저 전도만이 사람 전체요, 생 전체라고 생각될 뿐이었다. 상점에 앉아서도 나는 미친 듯이 예수 믿으라는 고함만 쳤다. 상점에 오는 자마다 나는 미친 듯이 예수 믿으라는 고함만 쳤다. 상점에 오는 자마다 나는 손을 붙들며 예수를 믿자고 했다. 만나는 자가 다 "믿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했고 돌아서서는 안 믿겠다거나, 힐난을 하는 자는 하나도 없었다. 나의 말 몇 마디는 그의 영과 몸을 떨게 하며 머리를 숙이게 하는 것이었다.
밤 12시가 되도록 상점을 보다가 가게 문을 닫고는 친구 김병관과 둘이서 모란봉으로 가서 밤새워 기도하였다. 3시나 4시에 산에서 내려오느라면 술이 취해서 길가에 넘어진 사람, 비틀거리며 집을 찾느라고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눈물로 기도한 후 일으켜 집으로 가도록 하고 그를 붙들고 그 집 대문까지 인도해주었다. 지나가는, 짐을 많이 실은 구루마를 가는 곳까지 밀어다 주었고 상가를 찾아다니며 기도하고 같이 울고 눈물로 묻어 주었다. 그때에는 집 생각이나 돈 생각이 다 없어지고, 부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없고, 그저 기쁘고 그저 좋아 내 소유, 내 몸을 다 남에게 주고 거꾸러져 죽는 것이 제일 기쁠 것 같았다.
나는 인생이 역하여 울었고 인생이 무엇이냐고 고민하여 왔다. 나는 어려서부터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얼마 후에 어머니가 나가버린 후 어린 나는 친척집으로 밥을 얻어먹으려고 다녔고 남의 집으로 종살이를 다녔다. 나는 울기도 많이 하고 가슴도 많이 쳤다. 어린 몸이 자살을 몇 번이나 하려고 했는지. 고생을 하며 천대를 받을 때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머니를 원망하였다.
좀더 나이 들어서는 내가 받는 이 고생은 나라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탄을 하였으며 이 고생을 면하려면 일본 놈을 죽여야겠고 독립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돈을 모아도 별 수 없고 벼슬이 높아도 시원치 않을 것을 알게 된 나는 그저 일본 놈 하나를 죽이고 나도 죽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일에 착수하려고 결심도 여러 번 했고 주먹도 여러 번 쥐어보았다. 그저 일본 놈을 많이 죽이고 내가 죽는 것만이 내가 갈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때에 이 목사님이 오셔서 주의 사랑을 알려 주시고 그의 은총을 가르쳐주셨다. 나는 그저 자복과 그저 회개뿐이었다. 회개의 꼭대기를 넘어선 나의 눈에는 올라가는 길이 아니고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다. 전날의 그 원수가 어찌 그리 곱게 보이는지, 나를 해햐려는 자라고 원망하던 그 사람들이 어찌 그리 좋아지는지, 나를 학대한다고 원수로 생각했던 그 사람이 어느새 나의 종으로 보이고 나를 기르는 사람으로 보이며 귀여워지는 것이었다.
전에는 그 사람과는 하루도 못 살겠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이제는 그 사람 없이는 못살 듯이 생각되는 것이었다. 그 크고 밝은 태양이 나 한 사람을 위해 있는 것 같고, 오고 가는 기차가 오직 나만을 위해서 수고하는 듯하다. 지게꾼, 인력거꾼, 자동차가 다 나를 위해서 그 고생을 하는 것 같고, 온 지구가 나 때문에 있고 하늘에 별이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 있는 것 같다. 바다의 모든 것이 다 나의 것이요, 우마와 육축이 다 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길을 가다가 큰 웃음을 혼자 웃기도 하고 네거리 복판에 엎드려 기도도 올렸다.
나에게는 밥을 먹기 위해 허덕이는 나의 꼴이 우스워졌다. 그보다도 하루 빨리 한시라도 빨리 주를 위해 이 몸을 바치고 싶어졌다. 집도 상점도 다 버리고 아내와 아이도 다 내놓고 성경과 찬송가만 손에 들고 이 성에서 저 성으로 이 촌에서 저 거리로 복음을 전하며 돌아다니고 싶었다. 나의 귀에는 "나를 따르라"는 주의 음성만이 자꾸 들려 왔다. 전에는 성경을 보다가 늘 '아, 글쎄 사람이 어찌 이것을 실행할 수 있을까'하고 의심하고 걱정했더니 이제는 성경에 있는 어느 구절의 명령 하나도 실행 못할 것이 없이 생각되었다. 이리하여 결국 다년간 경영하던 상점을 닫고 말았다.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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