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청년 회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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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5-17 23:53 조회5,3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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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12월 동지(冬至)날, 눈이 펄펄 날리고 땅에 쌓일 때 성자라고 일컫는 이용도(李龍道) 목사의 부흥회가 덕적도 진리감리교회(鎭里監理敎會)에서 개최되고 있었다. 재학 청년은 유교정신으로 마음이 다져저서 좀처럼 타종교에 마음이 기우러지지 않던 형편이었다.
그러나 소학교 시절(合一學敎)에 크게 감동을 주면서 가르쳐주고 이껴주시던 신대균(申大均) 선생이 인편으로 재학 청년에게 부흥집회에 참석해보라는 권고를 여러번 보내왔기에 스승의 분부에 대한 대접으로 한번 참석키로 하였다.
저녁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신발에 새끼를 동여매고 지팡이를 집고 눈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나 눈길을 걷다가 주저앉기도 하고 미끄러져서 나뒹굴기도 하면서 가까스로 진리교회 앞에 다다랐다. 눈 속을 헤치며 굴러 온 형편이라 꼴이 볼썽사나워서 한편으로 비켜선 채 눈을 털고 있노라니 성도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재학 청년도 대충 옷을 정돈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서는데 여러 사람이 쳐다보기에 조금은 어색했으나 김준기 권사가 반가이 맞이하면서 손을 내밀고 재학 청년을 안내하여 자신의 옆자리에 앉게 하였다.
한참 동안 모든 성도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는데 이용도 목사께서 단상에 등단하였는데 옷차림이 퍽 초라하게 보였고 체구도 약질로 보였으며 검정색 두루마기를 입으셨는데 흰 동정도 까맣게 때가 차 있는 것 같았다.
이 목사는 자그마한 회중성경을 가지고 펴서 봉독하면서 조심스럽게 읽어나가시는데 로마서 8장 28~29절까지 읽으시고는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나니라"고 힘주어 말씀하였다.
이 목사의 부흥회는 첫 시간부터 마지막 시간까지 눈물로 호소하는데 온 회중이 눈물 바다를 이루었다. 재학 청년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쏟기 시작하면서 죄를 쏟아놓기 시작하였다. 부끄러운 것도 전혀 모르고 눈물 콧물이 뒤범벅이 되었다.
그 밤을 지새우면서 모인 회중의 울부짖는 소리가 그칠 줄을 몰랐다. 그 이튿날도 귀가하기를 잊었다. 또 그 이튿날도 집에 갈 생각도 밥 먹을 생각도 잊어버리고 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재학 청년이 보기에 부흥 강사는 천사 같았다. 이 목사님은 하늘이 보낸 천사 같았다.
부흥회를 마치고 귀가하니 마음이 허전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이용도 목사가 부흥회를 한다면 천릿길도 멀다하지 않고 따라가고 싶었다. 이때부터 재학 청년은 산에 올라가서 혼자서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밤중에도 산에 올라가서 철야기도를 하였는데 기도하는 중에 주의 일할 각오가 섰다.[바보같은 성자, 선교선구자(정재학목사기념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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