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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를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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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8-28 12:15 조회4,1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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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제1일

   아침 7시 경성발. 김천 오니 오후 3시. 차비 4원. 3시 자동차로 거창에 오니(160리길) 오후 6시경이더라. 차비 3원. 주남고 목사님, 기타 여러 교우의 충영. 죄송하다.

   밤예배에 요한 1장 14절~31절과 16장 31절을 읽고 '이제는 너희가 나를 믿느냐' 하여 과거 신앙의 불철저를 설시하고 참된 생명의 신앙을 붙잡아야 할 것을 논하다.

   "이후에는 너희와 말을 많이 하지 아니하리라 이 세상 임금이 올터이나 내게 아무 상관이 없으니 오직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과 아버지께 명하신 대로 쫓아 행하는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리니 일어나 가자"(요14:30).

   주님은 과연 인위(人爲)의 지배를 조금도 받지 아니하시고 다만 신위(神爲)에만 복종하셨으니, 이 얼마나 위대하신가!

 

   오 주여, 나는 심히 약한 자식이로소이다. 나는 사람의 뜻을 물리치지 못하나이다. 아버지께서 명령하시는 대로만 행하게 하시옵소서. 아직도 주의 종이 아니라, 사람의 종이로소이다. 주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육의 법, 세상의 법, 마귀의 법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진리로 놓아주소서.

 1931년 3월 5일 (목)

 

 

   거창 제2일

   거창을 대하여는 어째 주의 감동하심이 없는 것 같아 심히 민망하다. 저희들은 나를 이용하려 하였습니다. 온전히 성의(聖意)의 인도대로 저희가 이용되려고 하지 않고 저희 계획, 저희 방법 다 만들어 놓고 성신을 이용하려고 하였으매 여기에 저희의 착오가 있고 나의 김흥이 없었음이라. 이는 나의 불만뿐 아니라 성신이 슬퍼하시는 바이었도다. 저희들이 인위적 계획, 방법 다 버리고 온전히 성의에 맡길 때에 저희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하던 은혜에 접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였음이라.

 

   생명과를 버리고 선악과를 먼저 따는 패역한 세대여,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다만 무(無)가 되라, 공(空)이 되라. 그 위에 우리 주가 역사하시느니라.

 

   내신(來信): 배덕영, 홍하순(의주), 이약신(진주), 조응준, 정해용, 주남고 

 

 1931년 3월 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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