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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도마와 엉뚱함의 서로 다른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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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7-25 12:29 조회4,3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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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예배에는 광희문교회에서 설교. 교우 중 한 사람이 별세했는데 부인과 아이 둘. 극빈하여 이제는 칼도마를 패여 불을 땠더라고. 그 부인을 위하여 연보 한다기에 나도 지갑을 털어 바쳤다.

 

   주께서 나로 하여금 이리할 수 있게 하심 감사하나이다. 나는 부족하여 주께 바칠 것 없사오매 늘 마음에 부족한 생각뿐이로소이다. 아버지여, 이 가련한 모녀들을 긍휼이 여기소서. 저희들이 누구를 의지하오리까. 큰 힘과 위로와 용기로써 인내케 하옵소서. 이제야 참으로 저희가 주님을 신뢰할 때가 돌아왔나이다.

 

   오후 2시에는 중앙교회 증축 봉헌식(奉獻式)에 참여하다. 주교연합회(主敎聯合會) 대표로 축사를 하라고 오라기에 갔더니 나는 안 시키고 엉뚱한 사람을 시킨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지 그저 주님의 축복만 임하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  


1931년 ​1월 18일 (일)

 

 

 

   이용도의 일기를 읽을 때 염두에 둘 것은, 이는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출판을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진솔한 혼자만의 공간이었다는 점이다. 일기는 가장 자기고백적인 글로, 글쓴이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그의 일기가 변종호의 헌신으로 출판된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였다. 오늘날 세월의 흐름에도 그의 일기가 주름살 하나 없이 여전히 읽힘은 하나님의 여전하신 은혜다.

   이용도는 가장을 잃고 쪼들림으로 고생하는 부인을 위해 지갑을 털어버렸다. 그러자 마음은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기쁨으로 두둑해졌다. 오늘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이웃을 위하여 지갑을 터는 이들의 아무도 읽지 못하는 그 일기는 하나님께서 한 자도 빠짐없이 읽고 계시다.

   이어지는 주교(주일학교)연합회 대표 축사는 퍽 주목 받는 자리였다. 오라기에 갔더니만 이용도에게로 정해졌던 축사가 엉뚱한 이에게로 가 있었다.

   그는 따지지 않는다. 불평하지도 않는다. 대신 주의 축복을 구한다.

   재미난 사실이 있다. 오늘 우리는 이용도만 기억할 뿐, 그 "엉뚱한 사람"은 누구셨는지 이름도 모른다. 알아야 영양가도 없다. 이날 누가 어떻게 하여 대표축사의 영예를 낚아챘는지는 모르지만, 하늘에서는 그것이 영예가 아니라 창피였다. 사람의 눈앞에 아름다운 것이 주님의 눈에는 혐오스러울 수 있다. 오늘의 얄팍한 명예는 다음 세상의 끈질긴 치욕이 되곤 하니, 자나 깨나 맘조심!

 

 

"주님, 사람의 눈에 잘 보이고자 명예의 자리를 탐한 사람이 있었고, 사람의 눈이 모르게 과부 위해 지갑을 털어 바친 사람이 있었으며, 자기의 것을 불쑥 빼앗아간 자를 미워하지 않고 위하여 주님의 긍휼과 축복을 구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를 기억하여 소자, 주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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