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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길이 찾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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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7-15 23:53 조회5,4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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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옥 목사님이 감독을 보러 가자고 해서 11시 반에 여신학교에 가니 남북감리교회 전권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세계평화회의나 모인 듯한 감이 든다. 내 일에 대하여 김이 감독에게 얘기한 결과 다시 의논하자고 했다 한다.

1930년 11월 24일 (월)

 

 

   11시에 다시 감독님을 면회하러 갔다. 감독님이 내년 9월 개학에는 공부 시작할 수 있도록 도미할 것과 도미유학에 대한 주의사항을 말씀하여 주심 감사하다.

   나는 나의 일을 위해서 내가 운동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여 주시기를 기다림이 복됨을 깨달았다. 야곱이 장자권을 산 문제에 대한 말을 번역하는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절대적으로 순종함이 행복에의 첩경임을 더욱 깨달았다.

11월 25일 (화)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김준옥 목사는 이용도의 유학을 위해 힘을 써주었다. 이때의 배경과 뒷이야기에 대해 변종호는 기록하기를,

 

    주일학교연합회 간사로 서울에 온 용도 목사는 이상하게도 각 방면의 주목의 대상이 되고 인기를 집중하였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지면 질수록 그의 등 뒤에는 검은 손이 움직이는 것이었으니 주일학교연합회에서도 웬일인지 그를 좋아하지 않는 눈치가 보였다. 말하자면 말썽꾼이요, 처치 곤란이었다. 그래서 생각된 것이 미국 유학이란 이름으로 멀리 보내려는 것이었다. 마침 그때에 미국에서 모 감독이 나왔으므로 그에게 소개하고 추천을 했더니 다행히 승인이 되어 다음해 가을(1931년)에는 미국으로 데려가기로 확정하고 그 감독이 귀국하였다.

   이때부터 용도는 미국으로 공부 갈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용도의 미국 유학을 중심으로 세 사람의 생각이 각각 다른 것이었다. 주일학교연합회와 교단본부에서는 멀리 미국으로 쫓아버리려는 것이고 미국의 감독은 데려다 공부를 시키려는데 본인인 용도는 미국에 가면 물질 중심의 문화생활에 심취한 미국 사람들을 좀 단단히 두들기고 깨워주려는 것이었으니 그것은 1929년 말경 일기의 문구로써 짐작할 수 있다.

 

   주여, 나를 미국에 보내 주시옵소서. 그 돈밖에 모르고 물질밖에 모르는 미국 사람들을 깨우쳐주고 부흥시키려 하오니…….

 

   그런데 이렇게 결정하고 이렇게 준비하며 때가 오기를 용도는 기다리고 있었는데, 약속의 때(1931년 가을)에 이르러서는 누구 하나 용도의 유학을 고려하는 자도 없어 결국 미국 유학이란 것은 불쾌한 한 막의 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송길섭 교수는 이용도의 절친한 벗 이환신의 증언에 기대어 변종호와는 조금 다르게,

 

   1931년 가을에 미국 남감리교 대학교나 반더빌트 대학에 유학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는 무슨 이유인지 이 좋은 기회를 포기하였다. 왓슨 교장이 미국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주선하여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용도가 들어가지 아니하였다.

   이유인즉 "그래 내가 미국 가서 뭘 하느냐, 버터 먹고 며칠 더 살면 무엇 하느냐. 나는 그저 굵고 짧게 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용도는 일단 일기에서는 미국 유학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번 일로 "하나님께서 하여 주시기를 기다림이 복"됨을 깨달았다고 한다. 유학에 대한 기대가 분명 있었던 것이다.

   변종호가 [전기]에서 말한 일기의 내용("주여, 나를 ~ 부흥시키려고 하오니")은 [일기]의 1966년 초판이나 1986년, 1993년, 2004년 판에 나와 있지 않다. 다행히, 1937년에 출판되어 1판으로 사라진 [서간집 2권]을 보면 변종호가 [전기]에 써 넣은 일기의 한 대목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변종호는 '오ㅡ주여!!!'라는 제목 아래 1930년 12월 5일자 일기를 보여준다.

 

   오ㅡ주여 나를

   미국에 보내주소서

   X X 한 그 백성들의게 전도하게!!

 

   이용도의 미국 유학에 대한 해석논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변종호가 출판한 [일기]는 이용도의 일기책 중 빠뜨린 내용이 없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1930년 12월 5일자의 일기가 1958년 초판 [전기]에는 언급되고 1966년 초판 [일기]에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편집자에게 특별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누락'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의도'가 있어서 그 내용을 1966년 판 [일기]에서 뺀 것이라면 굳이 그 내용을 [전기]에서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또 그 내용상으로 '의도'를 품어볼만한 내용도 아니다.

   그럼 이환신 목사의 증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1930년 말경, "X X 한 미국 백성들의게 전도"하려는 심경이 1931년 말경에는 바뀐 것이다. 1931년은 이용도가 전국적으로 최대의 쓰임을 받던 시기로, 도미 유학보다 한국교회에 떨어져 죽는 밀알이 되는 것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기 때문일 수 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간도든, 이용도는 예수를 따라 날마다 죽음으로 돌진하는 생을 살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런 삶이 내게도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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