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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같이 사는 자는 영의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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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5-22 23:54 조회5,4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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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씨에게

   이제는 집에까지 무사히 온 소식을 알릴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크신 사랑과 신비한 계획을 가히 찬송하리로다.

   내가 어떻게, 또 무엇 하려 동해안에서 서해로 근 1,000리 길을 갔었던고. 생각하니 주님의 경륜의 깊은 뜻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님!

   예수님의 이름으로 영(靈)의 평안과 한없는 기쁨을 누리소서. 영이 안(安)하자면 육은 고(苦)하여야 되는 줄 압니다. 영의 부(富)는 육의 빈(貧)에서 잘 획득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주와 같이 사는 자는 겉으로는 가난하되 속으로는 부하고 겉으로는 슬픈 듯 하되 속으로는 편히 쉼을 얻는 것! 여기에 신앙생활의 깊은 뜻이 있는 것입니다.

   인천 가서야 누님이 그곳 계심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게 된 것도 누님의 사랑의 힘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있던 동안에 무슨 은혜가 하늘로부터 내리었다면 이는 누님의 간절한 기원을 주께서 들으심인 줄 압니다.


   원컨대 나를 보고 나를 들은 모든 사람의 속에서 나의 형상과 음성이 사라지게 하소서. 오! 주님이시여! 그리고 다만 주만 쳐다보고 주의 음성에만 귀를 기울이게 하옵소서.

   만일 저들이 나를 본다면 죄인 중에 하나로만 보게 하소서. 나를 주의 일꾼으로나, 주의 사자, 주의 목자로 보게 된다면 이는 저들에게나 나에게나 주님에게 통 불행이 됨을 면치 못하겠나이다. 나는 주의 종 중 백(百)벌 종의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할 죄인입니다. 영광과  감사가 남아 있으면 다 주님에게만 돌리게 하옵소서. 이미 받은 영광만 하여도 감당할 수 없나이다.

   누님! 세상을 버리십시다. 그리고 온전히 천국에 살으십시다. 육(肉)을 버리고 영(靈)에 삽시다. 명(名)을 버리고 실(實)에 삽시다. 언(言)을 버리고 행(行)에 삽시다.

   먹고, 입고, 쓰고, 또 명예, 영광, 자고(自高) 등 속에서 진인(眞人)을 찾지 못하고 캄캄한 중에서 방황하는 인간! 가련한 인간입니다.

   살으십시다.

   온전히 영에서 살으십시다.

 

193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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