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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10-24 23:53 조회5,3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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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이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신 것은 밤 11시가 되었을 때였다. 또 산으로 가시려니 생각했었는데 그 날은 웬일인지 건넛방으로 들어오셨다. 나도 곁에 앉았다. 잠깐 동안 말없이 앉아 있던 목사님이 곁에 놓인 시집을 뒤적뒤적 넘기셨다. 입을 연 우리들의 이야기는 시에서부터 시작되어 문학에까지 넓어져, 마침내는 예술 전반에까지 이야기가 미치게 되었다.

   "사람들은 다 각기 자기의 소질과 기능이 다른 모양이야. 나는 시나 소설보다는 희곡이 더 쓰기 쉬울 것 같아. 변 선생은 시를 잘 쓰는 모양이지만, 나는 무엇을 보든지, 느끼면 곧 그것을 희곡화하고 싶어진단 말이야……."

   목사님이 그날 밤에 중대한 자기소개를 한 셈이었다. 학창시절에 가곡을 좋아하고 또 비극의 주인공으로 서울 장안의 남녀의 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곧 알아차렸을 것이다. 가느다란 불빛이 비치는 목사님의 얼굴은 사랑에 빛났고 그 음성은 마치 귀여운 어린애를 어르거나 사랑하는 중생에게 이야기를 하듯 부드럽고 정다웠다. 용구 동생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한동안 말없이 한숨만 쉬시더니 다시 웃음을 띠며 이야기를 계속하셨다. 내 손을 꼭 잡아주며,

   "그래도 나는 과히 슬퍼하지 않으오. 변 선생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큰 위로를 받는지 몰라요. 앞으로 우리……."

   숨을 돌리는 그의 눈동자는 깊은 감격에 젖어 들고 있었다.

   "변 선생, 글 쓰기를 힘쓰라고. 더욱 더. 변 선생은 시를 참 잘 쓸 것 같아. 자……."

   목사님은 내 손을 힘있게 쥐셨다.

   "변 선생 그 재주를 다 주께 바치라고. 성시(聖詩), 성문학(聖文學), 예수 문학에 몸을 바치라고."

   3시를 알린 지도 훨씬 지난 후까지 우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그날 밤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 생각 저 생각에 날이 밝았다. 그날 밤의 다정하고 알뜰한 목사님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귓전에 울려온다.

 

   이용도와 변종호 두 청년이 새벽 3시까지 나누었던 이야기를 오늘에도 동일하다.ㅡ"그 재주를 다 주께 바치라고."

   예수문학이든 예수음악이든 예수미술이든 예수예술은 오늘에도 주의 영광을 찬미하고 인간을 이롭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그 재주와 자기 자신을 주께 남김없이 불태워 바치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의 장인이다.

   거룩한 본심을 세상의 웃음 뒤로 감추고 주변의 눈과 입의 하인이 되어 자기사명을 버리고 원치 않는 고된 연극을 연출하고 있다면, 이용도와 변종호의 대화를 듣고 이제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좁은 예술의 골고다로 돌진하자.

   "선생, 그 재주를 다 주께 바치라고. 예수예술을 위해 몸을 바치라고."

 

 

"주님, 인간이 받은 재주가 주님을 떠나 헛된 우상의 노예가 되어 다른 인간들도 헛된 길로 이끌어 들이는 오늘날이오나 예술은 창조의 예술가요 헤아릴 수 없는 신비의 아가페(agape)이신 주님을 노래할 때에 그 의미와 맛이 있겠나이다. 주님, 이 한국 땅에 예수 르네상스가 일어나게 하소서. 예수 레볼루션이 터져오르게 하소서. 그래서 전 세계를 예수예술과 예수혁명으로 감염시키는 발칙무도한 본거지로 이 땅을 삼아주시옵소서. 이를 위하여 주의 일꾼들의 마음을 성령으로 감동시키사, 그들이 주를 위하여 무엇이라도 하지 않고서는 가슴의 타오름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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