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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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7-31 13:41 조회4,1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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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가 놀리시는 대로 놀 공이올시다. 나는 공을 봅니다. 줄 맨 공. 아이가 줄을 당기면 오고 늦추어 보내면 가곤 하는 그 공을 봅니다. 그 공은 나요, 그 주인은 주님이었습니다. 주여, 사랑의 줄로 나를 매시옵소서. 그리고 마음대로 주께서 놀리시옵소서. 나의 운동은 그것이 나의 운동이 아니라, 주의 팔의 운동이었습니다. 주의 팔을 움츠려 끈을 당기시면 나는 주의 앞으로 따라 들어올 것이요, 팔을 펴서 끈을 푸시면 나는 또 굴러나갈 것입니다. 주의 팔의 운동대로 들고 나며 구르고 노는 공이로소이다.
눈도 귀도 입도 수족도 다 없는 그냥 공이로소이다. 나의 눈도 버리고 귀도 잘라 버리고 수족도 버리고 전체가 구르기 쉽게만 되게 하소서. 그것들이 있으면 나는 구르기에 꺼리길 것이 심히 많겠나이다. 그러면 주께서 내가 보는 대신 보아주시고 듣는 대신 들어주시고 움직이는 대신 주께서 움직이게 하실 것이었으니 나의 귀, 눈, 입, 코, 손, 발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이까. 곧 주의 눈이 나의 눈이요, 주의 귀가 나의 귀였느니라. 나의 눈은 내 자체에 있지 않고 주에게 있느니라. 그런고로 나는 주를 통해서만 보고 주를 통하여서만 듣고 주를 통하여서만 걷고 동작하는 것이었습니다.
1931년 1월 2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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