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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갈팡질팡하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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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7-06 17:31 조회5,2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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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우 씨에게 (이어서)

   편지 시작 한지 거진 달포 만에 다시 계속합니다. 그 동안에 편지를 마저 써서 보내지 못한 동안에 나의 마음의 번거로움이란 형언할 수 없음이 있었습니다. 형님에게 어떻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을까 하여 나의 친애하는 내외국 형제와 이야기도 해보았소이다.

   아직은 확실한 답안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참회하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성경 시편에 이르기를 "나는 제사보다 상한 심령을 기뻐하노라"고. 이제야 하나님은 형님에게 발견되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헛되고, 얼마나 약하고, 얼마나 가련한지를 밝히 깨닫는 자에게는 하나님이 자연히 나타나는 것이올시다. 그래서 의지하고 믿고 나가는 것이올시다. 거기서 새로이 실(實)로, 강(强)으로, 환희로 변하여 그야말로 중생의 사람이 되는 것이올시다. 예수교의 중생의 도리야말로 오묘한 것이었습니다.

   오 친애하는 형님이여, 이제는 흠뻑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아주 못난이로 자처하소서. 내가 무엇을 아는 줄로 알면 벌써 그것이 무식(無識)이었고, 된 줄로 알면 벌써 그것은 미완성이며, 똑똑한 줄로 알면 거기 실상 어리석음이 잉태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인이야 욕을 하든지, 바보라고 하든지, 시대에 뒤진 자라고 하든지, 탓하지 마시고 이제야 찾을 길을 향하여 미쳤다는 소리를 듣기까지 돌진하소서. 거기서 천국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리이다.

   형님의 마음, 오! 이제야 지옥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를 알지 않습니까. 형님의 지금 가슴이야말로 지옥의 유황불 붓는 그 구렁텅이와 같은 곳이 아닌가 합니다.

   아! 번민과 고통, 치욕과 분노, 이 모든 죄악은 불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인생의 광명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주님은 형님에게 길 되고 빛 되고 진생(眞生)이 되었습니다. 예수의 생활을 더듬더듬 찾아 그대로 밟아나갑시다. 죽든지, 살든지, 남이야 아무런 말을 하든지, 주님의 자취를 밟아나갑시다. 아직 확실치 않은 것이 있다 해도 그대로 믿고 순종하여 나가 보시오. 힘이 되고 기쁨 되고 소망 되어 생명됨을 체험하시리니.

   형님이여!

   이제는 주님의 발 앞에 겸손히 엎드려 자복하시오. 형님의 교만과 죄악을 겸손히 고하시오. 나중에는 "하나님이 의롭다 하시나니 사람이 누구라 정죄하리요!(롬8:28~34)하는 성언이 들리리다. 그때에 '아, 나는 사함을 받았다' 하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리이다. 그때는 지금까지 부끄러워 머리를 못 들고 괴로워서 견딜 수 없던 그 상태는 싹 달라져 감사와 기쁨이 넘치며 용기와 담력이 새로 생기어 '세상이 나를 죄인이라고 하나 하나님은 나를 어여삐 보신다', '하나님이 의롭다 하시나니 누가 나를 정죄 하리오', '너희의 욕도 잠깐이요, 비방도 잠깐이요, 삽자가의 고형도 잠깐이나,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영원하시니 그 하나님 앞에서만 나는 영생하리라' 하는 의기충천(意氣衝天)의 큰 용기가 생기리다. 그때는 의를 위하여 참으로 희생의 제물이 될 수 있는 것이외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사회를 위하느니, 나라를 위하느니, 대중을 위하여 어쩌느니 해도 다 잠깐 일어나는 감정적 충동에 불과하며 따라서 자기 변호적 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올시다.

   "사람이 거듭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느니라." 로마서 8장을 읽어보십시오. [기독성범] (基督聖範)이란 책과 [성자전기] 등을 읽으시오. 단편으로 예수교서회에서 만든 것이 있습니다. [기독성범]도 예수교서회에 있습니다. 총총(悤悤) 이만. 저는 경성 조선주일학교연합회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1930년 10월 11일

통천읍(通川邑)에서

교제(敎弟) 용도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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