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대중과 민중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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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7-05 12:06 조회5,33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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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우 씨에게
가슴은 감격에 터지려 하니 차례를 따라 말을 할 수가 있을 지부터가 염려됩니다.
친애하는 형님이여, 나에게 너무 긴 소개를 새삼스럽게 해주시었습니다. "사람의 사정을 사람의 속에 있는 그 신 외에 누가 일리요" 하고 성경은 말씀하였거니와 만일 형님이 나의 마음을 알아 주실 수가 있었다면 다시 긴 소개를 하시는 수고를 더실 것을 그랬습니다.
내가 형님에게 첫 번 편지한 것도 나는 무한히 정기(精氣)를 모아쓴 것이었습니다. 글이라든지 다른 점으로 가치가 있다고 볼 것은 없으되 내 딴으로는 그것을 쓰기에 얼마나 간절한 기도와 사념(思念) 가운데서 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 후 형님의 회신을 받은 것도 무한한 감격과 아울러 큰 탄식과 안타까움 가운데서 읽었던 것입니다. 그 후에 곧 나의 불같이 일어나는 간절함을 금할 길이 없어 만사를 접어치고 다시 한 번 면회할 기회를 가지려고도 했던 것이고 또 나의 마음의 한편을 적어 보낼까 하다가 기도를 올렸습니다.
오 주님이시여, 나는 아무 힘이 없습니다. 나 따위의 말이나 편지 일절 따위로 이 형제에게 광명한 빛을 줄 수는 없습니다. 주여, 이 형제를 긍휼히 여기시고 주께서 성령으로 직접 역사하시사 이 형제를 구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가 지금은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하느니, 대중을 위하여 무엇을 하느니, 저의 민중을 건져야 되느니 하고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저 스스로를 건지지 못하여 애타하니, 주여, 저를 사랑의 팔로 건져 주소서. 아멘.
그리고 나의 할 바(편지나 면담 등) 모든 일을 다 주께 맡기고 오늘까지 왔는데 형님을 생각한 것이 그 동안도 몇 백 번으로 세고도 아마 더 될 줄 아나이다.
1930년 9월 17일에 써두었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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