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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묵상집

그 신랑 이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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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1-01 23:01 조회5,4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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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양옥 씨에게

   일생에 잊히지 못할 날(3월 그믐날)은 돌아오누나. 이날에 세상을 떠난 내 아우를 위하여 양옥이를 붙들고 같이 슬픈 노래를 부르고 싶구나!

   그리고 잘 생긴 내 동생, 상냥하고 다정다애한 …… 동생, 그리고도 무엇을 해보려는 굳은 마음과 신념이 뜨겁던 내 동생은 테니스 선수였것다. 노래를 즐겨 하고 웃는 얼굴은 과연 천사의 얼굴과 같았겠다.

   어느 잡기장엔가 197장 찬송을 적어 놓은 것을 보고 내가 비감과 일편 감사를 가졌던 일도 기억에 새롭다. 특히 그 1절과 후렴과 3절을 보고 그가 중학과 전문학교를 하는 동안 내외지로 돌아다니면서 많은 고생을 하던 중 얼마나 주님을 의지하였던 것을 볼 때 나는 큰 교훈을 받았어요.


   어려운 일 당할 때 나의 믿음 적으나

   의지하는 내 주를 더욱 의지합니다


   세월 지나갈 때에 의지할 것뿐일세

   아무 일을 만나도 예수 의지 합니다


   밝을 때에 노래며 어두울 때에 기도와

   위태할 때 도움을 주께 간구합니다


   이 노래는 그가 늘 혼자 있을 때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 부르던 노래로 알아요!! 또 149장을 참으로 좋아했겠다. 그리고 다른 노래 중에도 늘 부르며 좋아하던 게 있겠다. 박명하다면 우리가 다 박명하지. 그런 것을 잃고!!

   그러나 신의 어떤 섭리에 맡길 때에는 오히려 큰 위로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지.

   어느 해 여름 내가 시변리 가서 꽃같이 어여쁘고 정열에 넘치는 두 젊은 것의 손을 맞잡아주고 앞날에 올 크고 복된 날을 위하여 만강의 정성과 기쁨으로 달 아래서 기도하던 그 일! 또 어느 해! 그도 여름이었겠다. 금강산으로부터 한 쌍 비둘기 같이 내 집 통천으로 찾아오던 그 자태!! 그러나 그때 비를 맞고 장마를 겪으면서 왔었겠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새삼스럽게도 폭풍우에 쫓겨온 가련한 산새의 한 쌍이 아니었던가 한다.

   해창 혼례식 날이 눈앞에 떠오르누나. 아 배를 끊는듯한 아픔을 가져오는 그날!! 심술대로 하면 크게 저주하고 싶은 그날!! 큰 눈물을 준비하여 주러 왔던 그날!! 그날의 화됨이여!! 평생에 우리를 아프게 하리로다.

   오 그러나 하늘의 천사, 그 영광이 절정에 달하였던 그날! 한 번만이라도 그 귀한 향냄새를 가까이 맛볼 수 있던 그날!! 하늘과 땅이 키스하던 그날!!그날은 영원히 광휘를 발하고 있을 그날!! 이었도다.

   오나의 누이, 나의 동무여, 그대는 영원히 그날에 살라!

   봉애와 순례는 추도회에 시변리로 갔고 나는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그대로 서울에 남아 있어 남몰래 작년의 내일(3월 30일)을 슬퍼하며 또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노라!

   다만 그의 뜻대로만 하시는 무한대의 그 권위. 누가 감히 신의 의사를 꺾으며 또 제 고집대로 할 겐가!

   오 만세에 떨아지지 않을 그 권위! 인간들은 다 그 귄위 아래서 살 수밖에 없도다. 오 나의 누이! 나의 동생!! 나의 동무여!!! 이제 나의 영은 너와 같이 있어 천당의 영광스러운 그 얼굴을 우러러보며 부르짖도다. 내 몸이 여기 있으나 내 영은 너와 같이 있도다.

   나의 누이여, 그대의 슬픔은 노래로 변하고 기도로 바뀔지어다. 그리하여 주님의 발 앞에 올려보내어 용구의 심중에 보내시게 하여라.

   주님의 이름을 불러 그 이름 속에 눈물도 담고 웃음도 담아 올리라. 거기에 영생할 바 생명의 약동이 있을지니라.

   용구 있어 저가 너의 남편이더니, 용구 한번 간 후는 주님만이 너의 신랑이니라. 잠시의 신랑을 잃어 영원한 생명의 주님을 너의 신랑으로 모시게 되었다면 얼마나 행복스러운 일인가!

   나는 어떤 때는 양옥(良玉)이를 용옥(龍玉)이라고 내 마음에 부르나니 이는 둘을 늘 같이 생각함이라.

   주가 그대의 눈물을 씻기시고 가까이 임상(臨床)하여 계시기를 축복하노라. 아멘.


1932년 3월 30일 용구의 1년 제(祭) 전일에

신형서(信兄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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