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호 씨에게

   우선 엽서 한 장으로 신년 문안하오. 객지의 근황이 어떻소? 송창근 박사 우연 상봉하여서 한국의 교계에 대한 피눈물 한 방울도 아끼지 않으려는 형에게 위로가 없지 않았을 줄 아나이다. 기다리다가 귀성의 길에 올랐은즉, 어제오늘 간에 착경(着京)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석화 군의 장래가 동경(憧憬) 되는 바 적지 않은데. 예수의 혈정주사(血精住射)를 맞아 영육이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구전(口傳)하여 주소서. 귀한 동지를 또 하나 찾게 된 것은 주의 지시라고 생각하여, 감사하기 끝이 없고 형매(兄妹)들을 낳으신 그 부모에게까지 감사의 뜻이 돌아갑니다.

   어쨌든 힘을 모으자. 남자, 여자, 의원, 목사, 사진사, 땜장이, 필(筆), 설(舌), 금(金) 모두 모으자. 그리하여 주를 영광스럽게 하도록만 하자.

2월 6일

시변리 과차(過次) 시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