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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갈아 후원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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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12-02 22:42 조회5,3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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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OO 씨로부터

   존경하옵는 목사님 전

   오래오래 사모하오나 선생님의 안부나 그 무엇을 듣지 못하여 우울하기 끝없더니 오늘 안우(安友)를 만나 세세한 사연 듣사오니 반갑기 끝없으면서도 한편으로 인정을 통하여 쏟아진 눈물도 적지 않습니다.

   선생님, 저는 지금 깊은 밤을 당하여 음부에 거하면서 동천(東天)이 오기만을 고대하옵고 지난 1년의 모든 일을 통하여 주님의 오묘하신 지도를 기다리고 고요히 묻혀있나이다. 지금 이 자리는 바울의 3년 광야로 아옵고 고요히 주님과 같이하나이다. 사랑하던 내 집, 단란하던 내 교회 지금 어디 있는지. 나의 전신에는 상처가 가득하여 마른 눈이 젖어 있을 뿐입니다. 오, 꽃이 피려는데 비바람이 무슨 일이며 가을 달이 맑으려는데 운하(雲霞)는 웬일인고. 지금 저는 고독으로 벗을 삼고 조소로 집을 삼아 소일하고 있사오니 이것이 인생의 바른 길이며 생명의 첫 걸음이었던가요?


   오 주님, 암만해도 어서 오셔야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이 너무 천하여지고 더러워지고 욕을 보았으니 어서 주님은 오셔야겠습니다. 아버지의 거룩한 뜻을 이루기 위하여 어서 오셔야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사랑하는 종들이 억울한 도탄에 빠졌으니 주님은 어서 오셔야만 하겠습니다. 오 주여, 어서 속히 오시옵소서. 진리를 사모하는 당신의 무리들이 암흑 중에 헤매오니 주님은 어서 오셔야만 하겠습니다. 이 땅 위에 거친 파도를 꾸짖으시고 당신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심히 바라는 바이올시다.


   목사님, 언제나 만나오리까? 언제나 시원한 길을 걸으오리까? 목사님, 저 훼방하는 자들에게 어떠한 태도를 취하오리까? 바라옵나니 나의 사랑하는 목사님께서는 이미 가지셨던 주의(主義)와 신앙을 폭포가 내려 붓듯 대중에게 부어주소서. 그리고 현재 불완전한 교회 제도만한 세력으로 띠나운쓰를 해주세요. 오, 나에게는 그런 신앙과 주의를 가짐이 없기 때문에 저들을 원망도 못하고 혼자서 마음과 육신을 썩힐 뿐입니다.

   목사님, 어서 좀더 용감하여 목사님이 본 그 예수를 설교하시고 전파해주소서. 그러고서 몇이나 말과 행동이 일치되는 생활을 하는가 봅시다. 또 저 불완전한 교회의 트집난 곳을 바로잡아 기워봅시다. 목사님이 이런 주의에서 나가신다면 저는 한번 뼈를 갈아서라도 이런 인물의 후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1931년 12월 27일 밤

김OO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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